![[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https://file.mk.co.kr/meet/neds/2020/07/image_readtop_2020_670939_15935580644260282.jpg)

A. 앞의 사례는 쓸데없는 것에 의미를 두고 고집을 부리다 손해를 본 철없는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와 비슷한 종류의 고집을 부리다가 합리적인 판단을 못하는 어른들의 선택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장난감을 굳이 다른 것으로 구분하고 싸우다가 낭패를 본 아이처럼 사람들은 완벽한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돈을 출처나 사용처에 따라 서로 다른 것으로 분류한다. 즉 사람들은 돈에다가 불필요한 꼬리표를 붙이고 이들이 마치 서로 다른 돈이고 대체될 수 없는 것으로 착각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을 창안해 이와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Q. 심리적 회계에 대한 사례를 든다면.
A. 세일러 교수보다 앞서 행동경제학자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대학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학생들을 상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카너먼 교수는 응답자들에게 "3만원에 판매하는 모자를 30분 거리에 있는 다른 가게에서 2만원에 판매한다면 30분을 더 걸어가서 모자를 구매하겠는가"라는 질문과 "20만원에 판매하는 패딩을 30분 거리에 있는 다른 가게에서 19만원에 판매한다면 멀리 떨어진 가게에서 패딩을 구매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첫 번째 질문에서는 다수의 응답자가 30분을 걸어가도 1만원 싼 곳에서 물건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두 번째 질문에서는 확연히 적은 숫자가 1만원을 벌기 위해 30분을 더 걸어가겠다고 대답했다. 이 실험은 응답자가 30분을 더 걸어가면 같은 1만원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 다수 사람은 저렴한 물건을 살 때 얻는 1만원과 고가 물건을 살 때 얻는 1만원의 크기가 다른 것으로 판단했다.
Q. 심리적 회계로 잘못된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나요.
A. 투자를 할 때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한다.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을 때는 보수적으로 투자하지만 일단 수익을 얻어 수익금만으로 투자할 때는 태도가 달라진다. 투자자들이 수익금으로 투자할 때는 상대적으로 위험에 무감각해지며 공격적으로 변한다. 수익금은 어차피 내 돈이 아니었으니 잃어버려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로 투자했다면 손해가 발생했을 때 얻는 후회나 상실감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을 객관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무리한 투자를 반복하면 결국 실수가 누적돼 원금까지 모두 잃기 쉽다.
Q.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 심리적 회계로 인한 오류가 더 쉽게 발생한다는데.
A. 최근 투자 환경 변화는 앞서 살펴본 심리적 회계를 기반으로 내린 의사결정을 전보다 위험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저금리 투자 환경이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투자자들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매입할 때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고 연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장기 대출계약을 맺는다. 그런데 40~50개월간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면 매달 은행에 납부하는 원리금에 대해 꼬리표를 붙이기 쉽다. 가령 4억원을 20년 만기로 대출받아 매달 180만원씩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투자자는 처음 대출 4억원을 받았을 때는 대출 금액이 부담됐지만 3~4년이 지나면 3억원이 넘는 대출 잔액이 익숙해진다. 투자자는 소득 가운데 180만원만 상환하면 나머지 돈은 자유롭게 써도 된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래서 보너스나 보험금 같은 수입을 얻으면 부가 증가했다고 생각해 여행을 가거나 자동차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다. 이는 결제해야 할 카드대금이 많은 사람이 카드대금을 갚지 않고 소득이 증가했다고 여겨 불필요한 지출을 늘리는 것과 같은 의사결정이다.

1. 완벽한 대체재인 `돈`에 꼬리표를 붙여 서로 다른 돈으로 생각하는 현상을 심리적 회계라고 한다. ( )
2. 카너먼 교수의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동일한 수고에 대해서 받는 보상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 )
3. 장기 투자결정을 할수록 심리적 회계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 ( )
▶ 정답 = 1.O 2.X 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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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1, 2020 at 06:0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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